정태인(경제 평론가)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약간의 예측


금년 2/4분기부터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환율은 1150원에서 1200원 사이에서 하향 안정화하고 있고(안정적인 원화절상) 주가는 2009년 12월 14일 기준으로 연말에 비해 48% 상승했고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도 들먹일 정도로 심리 상태가 호전되었다. 뿐만 아니라 소비심리를 보여 주는 각종 지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7월에는 제조업 생산도 전기 대비 8% 증가하는 등 실물에서도 희망이 보인다. 그러나 과연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만한 상황일까?



정부가 그릴 수 있는 어떤 시나리오도 실은 수출이 증가해야만 실현될 수 있다. 정부의 모든 정책이 사회경제의 양극화를 부추기므로 내수의 상당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은 별로 없다. <표5>에서 보듯이 2009년의 수출 증가율은 꾸준히 개선되어 11월에는 두자리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1월에서 11월까지 전체를 보면 여전히 2008년 대비 -16.8% 수준이고 앞으로 세계경제가 V자형으로 좋아질 전망은 거의 없으므로 앞으로도 이 수치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표5> 한국의 상품 수지

(억달러, %)

 

2008r

2009p

11

1~11

10r

11

1~11

상 품 수 지

12.3

42.5

56.8

58.4

521.0

수출(FOB)1)

295.0

4,055.1

358.9

348.1

3,372.4

 

(-17.9)

(17.4)

(-5.6)

(18.0)

(-16.8)

수입(FOB)1)

282.7

4,012.6

302.1

289.7

2,851.3

 

(-14.9)

(26.3)

(-16.0)

(2.4)

(-28.9)

 

 

 

 

 

 

주: 1) 통관기준 수출입에서 소유권변동, 운임․보험료 등을 조정한 국제수지기준 수출입

2) ( )내는 전년동기비 증감률


* 한국은행, 2009년 11월 중 국제수지동향 2009. 12






우리나라의 국내 총생산의 반 정도는 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니 수출이 이렇게 줄어든다는 것은 물량 기준으로 국내 생산, 따라서 고용이 작년 대비 약 8%가량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표에서 보듯이 수입의 감소폭이 30%에 이르기 때문에 GDP 통계의 대외부문(수출-수입)은 상당한 폭의 플러스 요인(2009년 11월까지 약 411억 달러 흑자로 GDP 약 4.5%의 증가)이 되고 있지만 큰 폭의 생산감소, 그리고 뒤이은 고용 감소는 필연적이다. 수입 감소 역시 국내 투자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미래의 성장 전망 역시 어둡다. 물론 설비투자와 소비 역시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용 자본재 수입이 여전히 20% 가까이 감소된 상태이며 그 결과 설비투자지수도 -13%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표6>).  

 

<표6> 한국의 내수지표

(전년동기대비, %)


 

 

2008

 

2009

 

 

연간

10월

4/4

 

1/4

2/4

3/4

9월

10월

소비재판매액

 

1.0

-3.4

-4.2

 

-4.9

1.6

3.4

6.6

9.8

(백화점 매출)

 

0.5

-2.0

-5.0

 

1.4

2.8

6.5

8.8

12.0

(대형마트 매출)

 

2.2

-0.8

-1.2

 

-5.0

-2.9

-3.2

-2.0

5.6

설비투자지수

 

-4.3

-6.2

-13.4

 

-17.7

-13.4

-10.1

5.0

0.3

내수용자본재수입

 

6.1

4.3

-11.9

 

-29.6

-27.9

-16.2

-10.0

-15.3

국내기계수주

 

-12.8

-46.4

-47.3

 

-33.8

-14.1

6.5

31.9

3.0

건설기성액1)

 

4.7

5.1

-2.2

 

4.5

7.0

-0.6

7.7

-6.5

건설수주액1)

 

-9.0

-23.7

-6.5

 

-16.5

-2.0

9.1

58.4

27.2

주 : 1) 명목금액 기준 자료 :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 한국은행, 최근의 국내외 경기동향, 2009.12




따라서 현재 가까스로 플러스로 돌아선 한국의 경제성장은 수요 측면에서 거의 전적으로 소비와 정부지출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지출 규모는 이미 보았고 소비의 증가는 <표6>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백화점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상층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즉 현재의 성장이란 감세와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로 상층의 소비가 늘어나는 데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자산가격이 서서히 상승해서 민간소비가 늘어나고 그 동안 세계경제가 회복되어 수출도 증가하여 바야흐로 설비투자가 증가하기를 학수고대할 것이다. 그러나 자산 가격은 투기 성향에 의해 떼거리(herding)의 움직임을 보이며 중국을 빼고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수요가 금방 늘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자산버블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고민이 있다.




2010년 4-5%의 경제성장은 과연 가능할까?



내년 5% 내외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는 정부나 민간기관은 모두 3% 정도의 세계경제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불행히도 붕괴 직전의 바벨탑은 설계가 변경되지 않았다. 대형금융기관이 위험한 투자를 감행해서 성공하면 이익을 챙기고 실패하면 납세자가 손실을 떠안는 “대마불사”의 구조는 여전하다. 위험 분산의 묘약으로 믿었던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도 구체화되지 못한 채, 상업용 부동산이나 자동차 대출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똑같은 성격의 폭탄들이 과잉 유동성이라는 산소호흡기 밑에 숨어 있다. 더구나 더 장기적이고 더 풀기 어려운 글로벌 불균형 역시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가 현재의 예측대로 순조롭게 돌아 간다면 지금 같은 유가나 원자재 가격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먹잇감을 찾는 과잉 유동성이 원자재 선물시장으로 몰려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의 낙관적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라는 형식이 큰 몫을 했다. 작년 4/4분기와 금년 1/4분기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정부의 온갖 정책이 다 쏟아진 금년 2/4분기와 3/4분기의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건 당연하다(이른바 기저 효과). 그러나 지난 3분기 동안, 즉 봄, 여름, 가을 동안의 경제성장율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여전히 -1.8%에 머무르고 있다(한은 3/4분기 국민소득(잠정), 12.4). 민간소비는 -1.5%, 설비투자는 -15.5%였고 내수 전체로 -6.8%였으니 서민들의 체감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수출감소(-5.3%)보다 수입감소(-13.2%)가 더 커서 GDP의 폭락을 막았을 뿐이다.

 

<표7> 2010년 경제성장 전망

 

(전기대비, %)

 

2009

 

2010e)

 

2011e)

1/4

2/4

3/4

4/4e)

연간e)

상반

하반

연간

연간

GDP 성장률

0.1

(-4.2)

2.6

(-2.2)

3.2

(0.9)

0.3

(6.2)

0.2

 

0.7

(5.9)

1.1

(3.4)

4.6

 

4.8

 

 

․민간소비

0.4

(-4.4)

3.6

(-0.8)

1.5

(0.8)

0.2

(5.9)

0.3

 

0.6

(4.3)

1.0

(2.9)

3.6

 

3.9

 

 

․건설투자

5.2

(1.6)

1.7

(3.7)

-2.0

(2.7)

0.1

(4.0)

3.1

 

2.1

(2.2)

-0.6

(2.7)

2.5

 

2.6

 

 

․설비투자

-11.2

(-23.5)

10.1

(-15.9)

10.4

(-7.4)

2.3

(10.2)

-9.6

 

0.7

(18.9)

1.9

(5.2)

11.4

 

8.3

 

 

․상품수출

-3.4

(-14.1)

14.7

(-4.2)

5.2

(1.8)

0.3

(16.9)

-0.1

 

1.0

(13.5)

3.0

(5.7)

9.3

 

10.6

 

 

․상품수입

-6.2

(-17.4)

7.4

(-14.3)

8.6

(-7.9)

2.4

(11.8)

-7.3

 

2.5

(17.3)

2.8

(9.3)

13.0

 

7.8

 

 

주 : 1) 연간 및 ( ) 내는 원계열 전년동기대비(%)

2) 계절조정기준 상‧하반 전기비는 각 분기 증가율의 평균

* 한국은행, 2010년 경제전망, 2009,12,11



그런데 내년에 어떻게 갑자기 4.6%(이하 <표7> 참조)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일까? 민간소비가 금년에 비해 3.6%나 늘어나고 설비투자 역시 두자릿 수 감소세에서 11.4% 증가로 급반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 비밀이다. 금년 소비가 이 정도에 머무른 것도 자동차 세제혜택 등 특수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데 과연 사람들이 이제 살만 하다며 내구재 소비를 늘릴까? 세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기업인들은 갑자기 대대적 설비투자를 시작할까? 불행히도 중장기 기대의 급반전은 케인스의 용어로 “확률관계 0”에 가깝다.


물론 이들 기관의 예측이 조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현재의 수치들을 과거의 모형에 넣어서 나온 결과이고, 그것은 최근의 호전 기미를 단순 연장했다는 걸 의미한다. 정말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면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체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4대강 등 토목건설에 목을 매달고, 반면 가장 효율적인 장기 투자인 교육과 의료 등 복지의 비중은 줄이고 있다.


Posted by moj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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