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경제평론가)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


“한국이 중요한 위치에서 주요한 일을 한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다. …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G20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의 말씀이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성실한 중재자'를 자임했으니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 어느 대통령도 꿈꿀 수 없었던 역사적 사명을 떠맡은 것이다.






우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미중간의 환율전쟁에 섣불리 개입해서는 안된다. 유독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만 환율조작이라고 말하려 한다면, 전 세계 통화를 모두 절상시킬 것이 틀림없는 미국의 달러 증발(QE)은 왜 환율조작이 아닌지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과연 인민폐(위앤화)를 20% 내지 40% 절상한다고 해서 미국의 경상적자가 해소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무려 15년에 걸친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가 과연 미국의 경상적자를 줄였는지,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어야 한다.


G20은 현재의 금융위기를 해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1971년 닉슨의 금태환 정지 선언으로 붕괴한 브레튼우즈 체제를 대체하기 위한 구상은 70년대 말에도 진지하게 논의됐다. 하지만 결국 금융자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리라는 종교적 해결책을 택하고 말았다.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여 환율을 시장에서 결정하게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믿음이 이번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사상 초유의 비용을 치르고 우리가 배운 교훈은 이제 국내외 자본이동의 속도를 늦추고 금융자본의 몸집을 규제해야 하며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세가지 과제의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금융거래세와 은행세를 부과하여 자본의 이동속도와 몸집, 그리고 모험적 행동을 규제하고 한 나라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는 새로운 국제통화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문제는 곧 외부성과 공공재의 문제이므로 모두가 협력해서 해결해야 하는 국제 차원의 사회적 딜레마이다. G20의 존재 의의가 여기에 있다.


우리 정부가 연초에 도입한 선물환규제는 자본유입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거래세의 방향과 다르지 않다. 한국정부는 은행의 이윤과 보수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하는 은행기관세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이 논의도 한결 활기를 띨 전망이다. 또한 우리가 새로운 의제로 제시한 금융안전망이란 치앙마이 협정을 공동의 준비금제도로 확장하는 구상이 아닐까? 이 또한 ‘새로운 브레튼우즈’의 방향과 어긋나지 않는다.



후진타오와 오바마를 설득하라



후진타오 대통령에게는 환율분쟁에서 벗어날 방안을 귀뜸할 수 있다. 한국은 1인당 GDP가 지금의 중국과 비슷한 4000 달러일 때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했다. 미래의 불안이 해소된다면 현재 35%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의 가계소비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옛날 얘기를 들려 줘야 한다. 70년대 말 달러 위기 때 당시의 C20이 새로운 기축통화를 주장하자 미국은 흑자 조정 메커니즘을 제시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한 바 있다. 케인즈는 일정 수준 이상의 흑자에 대해서도 일종의 벌금을 물리는 국제청산동맹을 아주 오래 전에 제시했다. 당시 거대 적자국이었던 영국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 케인즈안이며 이제 오바마 대통령은 케인즈의 처지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2011년에는 파리에서 G20가 열리고 여기서 금융거래세와 새로운 국제통화질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만일 서울에서 물꼬가 트이고 파리에서 마무리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업적은 길이 역사에 남을 것이다. G20 보도나 치안에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이제 4대강만 중단하면 대한민국 최초로 국내외의 존경을 동시에 받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내 백일몽이 아니길 빈다.




(10월 22일 경향신문 게재)


Posted by moj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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