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경제 평론가)


더블딥을 조금이라도 방지할 방법은 없는가?

 

현재 G20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피츠버그 회의에서 사르코지가 제안하고 독일과 영국이 지지하고 있는 금융거래세가 최선의 방책으로 보인다. 이 금융거래세를 외환 거래에도 적용한다면 내가 연전에 “쓰나미를 막을 방파제”로 제안한 이중가변 토빈세가 된다.
 

증권거래세인 케인즈세와 외환거래세인 토빈세를 결합한 이중가변 토빈세(자본유출입 및 경기상황에 따라 세율을 조정한다는 의미에서 가변)를 도입할 수 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적용한다면 일정 세율로 부과해야 할 것이다.

 

이번 위기는 자본이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너무나 빨리, 그리고 너도 나도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따라서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면 적어도 경기증폭성은 대폭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위포(WIFO)연구소의 슐마이스터(Stephen Schulmeister)는 0.05%라는 낮은 세율만 매겨도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6,500억달러의 세수가 걷힐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정도 규모면 위기 때의 구제금융 뿐 아니라 발전도상국의 환경 문제나 식량/에너지 문제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또 다른 은행세, 예컨대 금융기관의 이윤과 보수에 매기는 금융활동세(Financial Activity Tax·
한국정부는 금융활동세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세금의 목적은 지나친 투기이익 추구를 제한하는 것이다)를 추가로 도입한다면 두 세금을 적절히 조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위기와 관련해서는 G20은 아무런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지 금융위기 이전에 이미 논의되고 있던 IMF와 세계은행의 지분 조정만 추구되고 있다.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 (연합뉴스 제공)



IMF는 이제 인식하기 시작한 경기증폭성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주범이다. 자본자유화, 민영화, 긴축정책 등 워싱턴 컨센서스를 대출 조건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IMF 개혁이라면 의사결정의 민주화, 즉 세계 모든 나라가 금융의 역할과 국제금융기구의 정책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G20에서는 오직 미국만 가지고 있는 비토권(15%)을 전혀 손대지 않은 채 단지 5%의 선진국 지분을 중국 등에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누구의 지분을 줄일 것인가 대립하고 있을 뿐이다.

 

글로벌 불균형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지만 각국은 우리가 예상한 대로 환율전쟁, 그리고 보호무역조치에 의한 보복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증현 장관이 얘기한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다. 더블딥이라는 최악의 해를 피하기 위해 결국 합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이 게임이 치킨 게임으로 변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 또한 바람직한 해법은 아니다. 어느 한 쪽이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흑자국과 적자국이 모두 만족할 글로벌 공공재를 만들어 내는 것이 G20의 목표일 테니까 말이다.

 

현재 제출된 해법 중 가장 현실성이 높은 것은 케인스의 방코르안, 또는 이를 변형한 스티글리츠의 “아주 온건한 방안”일 것이다(방코르는 케인스가 이름지은 새로운 기축통화이며 UN 스티글리츠 리포트는 SDR을 기축롱화로 삼고 있다).



사르코지가 되풀이하고 있는 새 브레튼우즈(new Brettonwoods)도 결국 새로운 기축통화를 상정하고 있을 것이다. 순적자국은 청산동맹(현재 IMF의 역할을 하는 새로운 국제기구)에서방코르를 대출받고 순흑자국은 예치하면 그만이다. 다만 케인스는 흑자국이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누적 흑자가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 오히려 벌금을 내도록 해서 끝없이 흑자를 쌓을 유인을 없애도록 하고 있다.


* 세카이지(2009.4, 790호 별책) 게재


Posted by moj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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