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동조합에 대한 일반적 소개는 첨부한 정원각 국장의 글

- 협동조합에 관한 경제학 논쟁에 관해선 아래 글 정태인, 2010, 사회경제론, "리얼진보", 제2장 , 다우와 한스만의 논문

- 영국에서 협동조합이 왜 희귀한가에 관한 실증(자본동원과 위험분산 면에서 불리)은 포디빈스키 등의 논문을 참조

협동조합은 왜 희귀한가

(5.3)

 

1. 협동조합 연구의 필요성

 

-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협동해(cooperation solution)를 택해야 하고 이 문제를 인류가 해결해 온 다섯가지 법칙에 대해 공부

- 협동조합은 사회경제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오랜 역사를 지님

* 노박의 협력진화 5가지 규칙 중 협동조합은 혈연선택(협동조합이 상대적으로 특정 지역, 몬드라곤이나 볼로냐 등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이 요소도 일부 반영되어 있음을 의미하지만) 외에 나머지 4가지 규칙을 충족(정원각 국장의 글에 나타난 원칙들과 5가지 규칙을 비교해 보자)

1) 공동소유와 공동이용 - 식량공유, 보험의 원리, c-c 집단의 이익

2) 개방성과 투명성 - 투명성에 의한 간접 상호성의 제고(시장실패론의 정보비대칭성의 극복)와 개방성에 의한 대 외부 적대적 행위 가능성을 제한

3) 민주적 운영 - 1인 1표라는 원칙. 죄수의 딜레마에서 c-d 공포로부터 일정하게 해방

4) 자치와 자율, 자발 - 정부와 시장으로부터의 독립. 분명 정부의 규제나 지원은 협동을 촉진할 수 있지만 제도에 의한 선의의 crowding out을 일으킬 수 있음.

5) 협동조합 간 협동 - 네트워크의 확대, 네트워크 외부성의 한계수익체증

6) 교육 및 홍보 - 공유 가치의 확산(집단 정체성, 간접상호성 제고)과 생산성 제고(교육의 기술적 측면). cf. 협동은 경쟁이라는 내적 생산성 향상 메커니즘과 대립할 수 있음.

7)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 사회경제 생태계의 형성과 발전(간접상호성, 네트워크 상호성)

-> 협동조합의 원칙이란 인류의 오랜 지혜가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으로 체화된 것이며 우리는 이런 가치와 원칙이 협력진화의 규칙들을 규범화(social norm)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 그러나 왜 협동조합이란 형태가 희귀한가라는 질문에 대답하여야 함.

* 시장경제의 원칙(경쟁의 효율성)은 사회적 딜레마에 속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율적

* 경제위기, 생태위기, 그리고 교육과 자산에 대한 죄수의 딜레마가 발생하면 사회경제는 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줌. cf. Ostrom, 2010

* 그러나 시장경제라는 환경 속에서 사회경제(협동조합)는 분명 불리한 점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학자들이 그동안 지적해온 문제는 협동조합의 약점임.

* 한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협동조합 내부에서, 그리고 정부의 정책으로 극복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

 

2. 사회경제의 성격과 발전 방향

  1) “왜 노동자 관리 기업, 또는 협동조합은 희귀한가?”

  먼저 사회경제의 구성요소 중 주로 협동조합의 희귀성, 또는 생존가능성에 관한 논의를 점검한다. 협동조합의 오랜 역사로 인해 사회적기업 등 다른 구성 요소에 비해서 좌우 경제학자들의 논의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협동조합의 미시적 구조와 성격을 분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논의는 사회경제의 다른 구성 요소에도 대부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인간이 전적으로 이기적이지는 않다고 했지만 많은 경우에 인간은 실제로 물질적 이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호모에코노미쿠스 가정에 입각한 경제학자들의 협동조합 비판은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다. 또 어떤 이유로든 현실에서 협동조합 또는 노동자관리기업(Labor-Managed Firm, 이하 LMF)이 자본주의적 기업, 또는 투자자관리기업(Kapital-Managed Firm, 이하 KMF)에 비해 희귀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각 논자의 주장을 정리해서 그런 논리가 과거의 역사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 관찰하고, 또 LMF가 번성할 조건을 추출해서 제도를 보완하는 데 신경을 쓴다. 더 심오한 이론적 시시비비는 별도의 글이 필요하다.

  KMF인가, 아니면 LMF인가는 투자자가 기업을 소유하는가, 아니면 노동자가 기업을 소유하는가로 갈린다. 바꿔 말하면 투자자가 노동을 고용하느냐, 노동자가 투자를 고용하느냐의 문제이다. 다우(Dow, 2000)는 “경제학은 자본주의 기업의 우위에 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실로 새뮤얼슨(Samuelson, 1957)은 경쟁시장모델에서 자본이 노동을 고용하느냐, 아니면 노동이 자본을 고용하느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물리적 자산의 소유권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인간에 대한 소유권은 쉽게 이전될 수 없다는 사실에 자본과 노동의 근본적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노동 서비스를 공급하는 능력은 양도(alienable)될 수 없다”(Dow, 2000, 2003, Elerman, 1997, 2004). 또한 노동이라는 요소는 상당한 이질성을 보이지만 금융자산은 그렇지 않다. 즉 자본은 화폐의 양으로 환원가능하고 그 양이 의사를 결정하지만 노동은 사람의 속성이어서 하나의 양으로 환원할 수 없다는 점에 문제의 근본이 있다.

  우선 자본동원의 면에서 KMF는 주식시장을 통해 유한책임의 소유권을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면(또는 단순하게 거품이 생긴다 해도) 대규모 자본을 동원할 수 있다. 반면 LMF의 경우는 조합원의 가입비(up front fee)와 불가분리의 재투자분(Indivisible Reserve)이라는 제약 속에서만 자본을 동원할 수 있으며 소유권의 이전은 노동자 구성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주식시장에 해당하는 회원권(membership, 조합원권) 시장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전통적 협동조합의 경우 회원권의 구매란 그가 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KMF에 비해 쉽게 매매가 일어날 수 없다. 또 탈퇴자(판매자)가 높은 가격에 신경을 쓴다면 조합원 노동력의 질이 무시될 수도 있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사람일수록 노동력의 질이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역선택).

  일반적으로 집단적으로 소유된 자산에 대해서는 무임승차문제(여기서는 오용이나 남용)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의 소유는 아무도 소유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Alchian & Demsetz, 1972)여서 감시의 태만이 일어날 수 있다.

  흔히 LMF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은 기피되는데 가장 평범하지만 일반적인 이유는 은행이 LMF의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서 적절한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은행이 상대적으로 통제가 용이한 비민주적 기업을 선호하거나(Gintis, 1989), 만일 LMF가 고도로 특화된 자산을 가지고 있다면 담보로 사용되기 어려우며(Williamson, 1988) 은행의 역선택에 대해서 신뢰할만한 시그널을 보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 또한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이유도 덧붙일 수 있다. 또한 민주적 결정 원칙을 지키면서 자본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무의결권 우선주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 때도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프리미엄을 부여해야 한다(Putterman, 1993).

  한편 1주1표에 의한 의사결정은 최대 주주에 의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지만 1인 1표에 의한 의사결정은 노동자 간의 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 노동자의 구성이 이질적이고 규모가 클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아진다(Hansman, 1990, Kremer, 1997). 다수결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면 평균적 노동자들이 높은 생산성을 가진 노동자의 임금을 깎으려 할 것이므로 고능력자는 LMF를 기피할 것이다(Kremer, 1997).

  이상 1980년대 이후에 발전한 계약이론이나 신제도주의 이론에 의한 비판 외에도 고전적인 워드-도마-바넥(W-D-V firm)의 비판이 있다. LMF는 노동자/조합원 1인당 순수입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공급대응에 비탄력적이며 심지어 수익성이 좋을 때 고용을 줄이거나, 비조합원 노동자를 고용하여 KMF로 타락할 것이다(이른바 '워드효과'). 또한 은퇴에 가까운 노동자일수록 미래의 투자수익을 누릴 수 없으므로 현재의 투자에 반대할 것이다(Pejovich, 1992, Jensen & Meckling, 1979). 따라서 과소투자의 문제가 발생하거나(‘시야문제 horizon problem') 새로운 조합원을 받지 않으려 할 것이다(’공동소유문제 common property problem'). 또한 소규모 협동조합은 기술혁신에도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2) LMF의 생존 가능성

  이상의 문제는 두가지 범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어떤 이유로든 현재는 KMF가 지배적인 사회라는 데서 비롯된 문제이다. 모든 제도가 지배적 범주인 KMF의 성격에 따라 구성된다면 LMF가 점 점 더 불리해지는 경로의존성이 작용할 것이다. 예컨대 평가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대출 기피라든가, 불신 때문에 지급해야 하는 프리미엄이 그러하다.

  반면에 추론의 결과가 사실에 비춰 기각되는 경우도 많으며 한편의 단점이 다른 쪽의 장점에 의해 보완되는 사안들도 있다. 예컨대 LMF가 대규모 자본을 동원하는 데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야문제’나 ‘공동소유문제’ 때문에 과소투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현실에서는 협동조합의 신규 가입자는 상당한 액수의 입회비를 내야 하므로 이런 문제는 완화된다. 불가분리의 재투자가 일정한 비율로 이뤄지는 것(몬드라곤의 경우 이윤의 30%를 재투자)은 합판협동조합에서 보듯, 경기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은 어렵게 한다 하더라도 안정적 축적을 돕는다. LMF는 경기 상황에 대해 주로 임금의 변화로 대응하기 때문에 고용의 안정성(Navarra 2009, Craig & Pencavel, 1992)이 보장된다. 따라서 W-M-D 모델이 예측하는 워드효과는 현실에서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펜카벨(Pencabel et.al, 2004)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은 평균 임금이 14% 가량 적고 변동성도 큰 반면, 고용이 안정되어 있어서 조합원의 77.6%는 경기가 악화되어도 해고의 위험을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분리불가 재투자는 경기변동에 대해서 일종의 자동안정장치의 역할을 하며 이것이 노동자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잔여청구권이 있는 감시자가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는 앨키앤과 뎀제츠의 주장과 달리 동료 간의 상호감시가 더 효율적이어서 감시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Putterman, 1984)노동자 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합의(commitment), 신뢰가 존재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상호감시가 이뤄진다. 한편 감시에 관한 한, 주주의 도덕적 해이가 현실에서 더 심각하므로 감시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고, KMF 역시 계약의 불완전성 때문에 노력(effort)의 양을 완전히 조절할 수 없으므로(홀름스톰과 밀그롬) 언제나 노동자에게 추가 유인을 주어야 하며, 실업의 위험에 대한 보험에 해당하는 추가 프리미엄도 제공해야 한다(스티글리츠의 암묵계약이론). 현실에서 LMF는 적은 감시자와 이윤공유로 높은 생산성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Kruse, 1993).

  다우(Dow, 2000)는 LMF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LMF가 성공할 조건을 제시하는데, 대체로 자본의 규모가 적고, 자산특수성이 적으며 동질적 노동자가 팀워크와 정보공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들고 있다. 이 외에도 LMF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공시에 준하는 사회회계표준을 마련할 수 있으며 회원권의 자유로운 매매는 불가하더라도 입회비를 가상의 균형가격에 맞추려고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의 동원과 신속한 의사결정, 그리고 고급 노동력 유치에서 나타나리라 예측되는 문제는 노동의 양도불가능성에서 직접 비롯되므로 하나의 기업 단위에서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협동조합의 네트워크화와 새로운 협동조합형태의 발생이다.

  3) 네크워크화와 새로운 협동조합 형태

  브루스코(Brusco, 1982)는 처음으로 에밀리아 모델이라는 말을 썼다. 그는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의 사회적 관계에 뿌리내린(embedded) 경제관계에 주목했다. 여기서 사회적 관계의 네트워크란 산업지구(industrial district)나 지역 생산 시스템으로 환원 불가능한 “문화, 열정, 참여 그리고 정상적인 생산 조직에서는 사용되지 않을 노동 공급 등 모든 ‘잔여물redundancies'"을 포함한다.(Russo et al., 2000, p2) 에밀리아 로마냐지방의 학교, 지방정부, 협회 등은 생산 시스템을 위해서, 동시에 지역 사회를 위해서 이들 ’잔여물‘을 생산하고 이용한다. 이 ’잔여물‘은 협동, 상호성, 상호이익의 정신을 낳았다. 브루스코의 ’잔여물‘이란 곧 사회자본과 그 공공재적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2000년 현재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의 주도인 볼로냐의 경우 주민의 2/3가 다수의 협동조합에 가입돼 있고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 GDP의 40% 이상을 협동조합이 만들어낸다.

  에밀리아 모델은 1) 강한 농업부문과 농업 협동조합의 존재, 2) 선진기술, 혁신능력, 고임금, 상당한 노동조합의 존재로 특징지워지는 제1산업부문, 3) 소기업으로 이루어진 제2산업부문으로 구성되는데 90% 이상의 기업이 50명 미만의 노동자로 구성된 제2부문은 제1부문과 기술, 혁신능력을 공유함으로써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Brusco, 1982). 또한 4) 이탈리아 공산당이 장기간 지배한 지방정부(‘붉은 벨트’)가 임금 상승과 생활의 질을 동시에 상승시키는 정책을 사용했으며 5) 사회주의와 지방 공화주의의 정신이 정신적 풍토를 이루고 있다. 에밀리아 모델은 전통적 협동조합이 글로벌 시대 소기업의 필요에 얼마나 잘 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Restakis, 2007).

  상대적으로 높은 조직률의 노조를 지닌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은 이탈리아 노사관계의 실험장이었으며 막연한 ‘공동체 정신’이 아니라 독립적 주체들이 갈등을 드러내고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강력한 노조는 70년대에 임금 하락을 야기하지 않는 혁신적 분사(decentralization)에 합의함으로써 세계화에 따른 충격 속에서도 낮은 실업율과 좋은 노동조건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노동조합의 연대 정신은 노동자의 이질성 심화를 극복한 열쇠였다. 앞 절에서 보았듯이 협동조합은 안정적 고용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노조와 협동조합은 상호성에 입각한 연대를 달성할 수 있었다.

에밀리아 로마냐지방은 이미 80년대말에 ‘유연전문화’(피오르와 사베르)라는 개념으로 유명해진 것처럼 최종 수요자와 부품 조합, 그리고 부품조합 간의 전문화와 협력 네트워크가 발달했다. 협동조합 협회(association)는 사업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65,000개의 중소기업(25만명의 노동자)을 포괄하고 있는 CNA가 유명하다. CNA는 노조나 정부와 협상을 하고, 회원 조합의 세금.회계 처리, 국내외 전시회 개최. 직업훈련, 금융 알선 및 보증. 사무기기 공급, 컨설팅 등 거의 모든 사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산업발전에 따라 기술/직업학교 및 대학교를 개편하여 변화에 부응하는 지식의 양과 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네트워크의 네트워크에 해당하는 라 레가(La Lega)에는 R&D 센터도 존재해서 외부의 혁신적 지식과 기술을 협동조합에 맞춰 제공한다. 개별 협동조합이 부수적 혁신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네트워크에서 교정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협동조합 네트워크는 상품의 질 관리, 요소비용 절감, 협동조합 대상 금융중개기관의 형성과 발전, 위험의 분산, 공동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의 추진, 외부와의 전략적 동맹 등을 가능하게 했다.

  스페인의 몬드라곤과 이탈리아의 라 레가로 대표되는 협동조합 네트워크에서 우리는 실리콘 밸리와 같이 성공한 클러스터의 여러 요소들을 거의 모두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벤처캐피탈과 스톡옵션과 같은 강력한 이윤 동기를 협동조합의 네트워크와 '연대 동기'(solidarity motivation)가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인구 450만명)은 라 레가와 함께, 400만명에서 900만명 규모의 북유럽 복지국가가 하는 역할을 지방 차원에서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예컨대 북유럽 국가의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협동조합 네트워크가 수행한다. 하나의 협동조합이 문을 닫아야 한다면 노동자들은 네트워크의 재교육기관을 거쳐 다른 협동조합에 취직할 수 있다.

  스미스(Smith, 2001)는 네트워크의 존재를 협동조합 성공의 필수 요건으로 파악한다. 그에 따르면 협동조합 생태계는 저밀도 균형(A)과 고밀도 균형(B)의 복수균형을 가질 수 있는데 네트워크는 외부성을 내부화함으로써 고밀도균형을 가져오는 필수 요건이라는 것이다. 첫째 협동조합이 최소단위(critical mass, A)를 넘어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이 S자 형태로 체증하며 둘째,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지원기관이 생기면 수익성 곡선 자체가 상향 이동함으로써(곡선1 -> 곡선2) 수익성은 더욱 증가한다.(<그림3>).

  <그림3> 협동조합의 밀도와 수익성

 

* Smith, 2002 <그림2>를 수정

 

사실 이런 설명은 모든 성공한 클러스터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협동조합이 네트워크를 더욱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점 또한 사실이며, 네트워크는 자본동원이나 대출의 어려움 등 협동조합의 취약점을 극복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개별 협동조합 능력의 한계를 넘는 돌파혁신(break-through innovation)도 가능해진다. 협동조합이 협동조합 간의 협조를 강조하고 교육과 훈련을 원칙으로 삼은 것도 네트워크화의 효과를 증폭시킬 것이며 무엇보다도 협동조합 네트워크 내에 가치의 공유에 따른 신뢰가 쌓이고 조합원으로서의 만족도가 증가한다면 고급 노동력의 충원도 가능하다. 네트워크는 경제학이 추론하는 LMF 고유의 약점을 대부분 극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새로운 협동조합 유형은 캐나다 등에서 전통적 협동조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표1> 전통적 협동조합과 새로운 유형의 협동조합

 

전통적 협동조합

신세대 협동조합(New Generation Co-ops)

후원자투자

협동조합(Patron Investment Co-ops)

노동자소유

협동조합

조합원(소유)

개방적 조합원제. 일반적으로 이용에 관한 계약이 존재하지 않음. 후원자만 조합원이 될 수 있음

폐쇄적 조합원제. 소유권이 이용에 관한 계약(상품 인도 계약)에 연계되어 있음. 후원자만 조합원이 될 수 있음.

개방적, 또는 폐쇄적 조합원제. 비후원자도 조합원이 될 수 있음.

폐쇄적 조합원제. 조합의 노동자만 조합원 자격.

지분

조합원 소유 또는 후원자의 (액면가) 지분 공동 소유.

비후원자에 대한 (무의결)우선주 부여 가능.

공동지분. 그러나 조합원 지분은 “시장가치”를 지니며 조합원은 조합을 떠날 때 다른 후원자에게 지분을 팔 수 있음.

후원자와 투자자라는 두 종류 회원의 공동소유.

조합원 소유 또는 공동 소유. 조합원의 지분은 최저 기준시간 이상 노동해야 부여.

투자와 위험

일반적으로 낮은 가입비(upfront investment).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위험.

일반적으로 높은 가입비. 조합원들의 점증하는 금융위험

낮거나 높은 가입비. 혼재된 금융위험.

낮거나 높은 가입비. 혼재된 금융위험.

Zeuli & Radel, 2005에서 작성

  PIC이나 NGC, 그리고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퀘벡 지역의 연대협동조합)은 국가나 지방정부의 투자를 받을 수 있어서 협동조합의 발전에 더 유용한 모델일 수 있다. 또한 NGC는 회원권 시장을 일부 도입해서 자본시장의 역할을 보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투자가 아닌 사적 투자를 주 목표로 한다면 공동체 내에 새로운 양극화를 야기해서 사회자본의 축적을 오히려 저해할 수도 있으며 이질적 구성이 증가하므로 의사결정의 문제나 내부 차별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협동조합의 타락degeneration”이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비판은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지만 사적 투자가 협동조합의 대원칙을 훼손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특히 대형 협동조합은 네트워크의 핵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의 일부 요소도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 몬드라곤이나 라레가처럼 필요한 기업의 인수, 합병이나 분사도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협동조합은 공동체와 공공부문, 또는 비영리기금의 투자를 용이하게 하는 데 우선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mojiry